안녕하세요 가이드런 서비스 개발을 맡고 있는 조재석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가이드런 서비스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다뤘습니다.
오늘은 우리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했던 노력에 대해서 다뤄보려 합니다.
접근성을 어떻게 높여야 할까
서비스 개발이 시작되고 제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어느 서비스보다도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시각장애러너와 가이드러너의 비율이 1대1이라면, 전체 사용자의 절반은 시각장애사용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성의 정도를 시각장애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가 아니라 "시각장애 사용자가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로 높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접근성을 높여보거나 높이기 위해 노력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완성하기 급급했기 때문에 접근성은 항상 후순위였고, 접근성에 대해 아는 거라곤 'aria-label'을 잘 써라, 'alt' 속성을 잘 써라.. 이정도였습니다. 사실상 모르는 거랑 다른 게 없었죠.
그래서 진정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도 못 잡고 계속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접근성 1타를 만나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당시 운영진인 정호님께 고민을 토로하니, 접근성 잘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 줄테니 접근성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다 물어보라고 연결해주셨습니다.
그 분이 카카오 접근성 총 책임자이신 혜일님이셨습니다. (한낱 주니어 개발자에겐 직책만으로도 압도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떨리는 마음으로 혜일님께 연락을 드리고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접근성에 대해 가장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인데, 이 분에게 접근성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고, 어떤 질문을 해야 최대한 많은 걸 얻어갈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며 카카오 아지트로 향했습니다.

당시 접근성팀 팀장이었던 미희님도 함께 참석하셨고, 걱정과는 다르게 너무 반겨주시고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셨습니다. (마치 접근성 뉴비를 본 대선배들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진정으로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직접 경험하며 접근성을 높이기
많은 이야기 중 가장 크게 와닿았던 말은 접근성을 제대로 높이기 위해선 시각장애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보며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미희님이 주신 스크린리더 사용 가이드를 보며 스크린리더 사용법을 직접 익히고, 개발할 때마다 시각장애 사용자가 많이 사용하는 스크린 리더나 돋보기 모드를 사용하며 기능이 온전히 접근 가능한지 확인하고, 비시각장애인이 화면을 바라보는 순서나 문구대로 시각장애사용자도 기능이 읽히는지 확인했습니다. (이 덕분에 눈에 염증이 나서 눈 뜨기가 어려웠을 때 스크린리더로 카톡 답장까지는 보낼 수 있었습니다 ㅋㅋ)
그러나 스크린리더 사용방법은 알지만 익숙하지 않아 직접 보며 스크린리더로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아무리 직접 테스트를 하더라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실제 사용자의 피드백을 얻기 위해 가이드런 모임에 참여해서 직접 시각장애사용자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서비스를 개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안 뛰는 날에도 가이드런 모임에 참석한 것도 있습니다.)
피드백을 받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이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더라도 생각보다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왜 피드백이 주지 않을까요?
익숙해진 불편함
제 생각은 대부분의 웹 서비스가 접근성이 좋지 않아 어느 정도 불편함이 있더라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아서 가이드런 서비스도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추계 마라톤 대비 대비 프로그램은 인기 있는 크라우딩 펀딩 서비스에서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에 경우 스크린리더 사용자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 않아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펀딩 참여의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수백억의 연매출을 가진 이 플랫폼에서도 접근성이 이렇게 좋지 않은데 다른 서비스는 좋아봤자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접근성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기도 해서 어느 정도 접근성이 지켜진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선 접근성 관련 부서가 없기 때문에 정부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접근성을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사업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접근성 기준에만 충족하도록만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각장애 사용자는 많은 서비스에서 불편함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한 경험이 익숙하기 때문에 가이드런을 이용할 때 불편함이 있더라도 넘기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2025년 춘계 마라톤 대비 프로그램을 위해 그룹별 러닝 선택 화면을 만들었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이때 연결을 잘못해 마일리지 그룹이랑 기초/보강 그룹 버튼을 눌렀을 때, 제목과 설명만 다 읽혀서 사용자가 어떤 그룹을 눌렀는지 알 수가 없는 아주 치명적인 접근성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원하는 그룹 선택이 어려웠죠.
재훈님이 버튼 접근이 어렵다는 피드백을 주기 전까지는 전혀 문제를 알지 못했고(테스트를 완벽하게 하지 못한 제 잘못이 큽니다.) 재훈님 피드백 덕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피드백이 오기 전에 이미 신청을 하신 분이 몇 분 계셨길래, 어떻게 신청했는지 여쭤봤더니...
"그냥 순서가 그럴 것 같았는데?"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피드백 받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자주 피드백 주시는 주상, 주호, 재훈님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접근성 더 높이기
이렇게 피드백이 그렇게 많지 않아 서비스를 잘 만들고 있는건지 의문이 들 때 즈음에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전에 혜일님과 미희님을 만났을 때 비영리 단체 대상 접근성 점검을 하고 있는 걸 알려주셨고, 드디어 그 기회가 왔다는 메일이었습니다.
컨설팅은 총 5페이지에 대해서 진행되었고, 관리자보다는 참가자가 자주 사용하는 페이지를 컨설팅 받고 싶어 아래 5페이지의 컨설팅을 요청했습니다
- 메인 페이지
- 이벤트 상세 페이지
- 모집현황 페이지
- 매칭현황 페이지
- 참여 신청 페이지
그리고 충격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피드백을 받았을 때, 19개의 이슈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분들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 피드백에 대한 이유와 해결 방법까지 상세하게 작성해서 공유해신 덕분에 보내준 피드백을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고 궁금한 내용을 담당자님께 공유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를 주신 혜일님과 미희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가이드런 서비스를 만들면서 접근성에 크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접근성 전도사 역할을 나름대로 하고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접근성 스터디에 들어가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름 안정을 찾은 서비스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여러분과 함께 해야 채울 수 있습니다. 꼭 많은 피드백 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재밌는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