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이드런프로젝트에서 가이드러너이자 서비스 제작과 운영을 맡고 있는 조재석입니다.
현재 가이드런프로젝트의 모든 프로그램과 모임은 자체 제작한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GRP에 갈 때, 처음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어쩌다가 사이트를 만들게 됐는지"(긍정적인 질문으로) 물어보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사실 그 이야기가 꽤 길어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명쾌하게 답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왜 가이드런프로젝트 사이트를 만들게 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제가 가이드러닝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가이드러닝의 시작
가이드러닝은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예전에 했던 대외활동의 OB 중에 아웃도어에서 멋지게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 간간히 그 분들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보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어느 한 게시글에서 지원님과 전국체전을 마무리한 OB의 글을 접했습니다. 때마침 저도 트레일러닝을 시작해 나름 많이 달리고 있었고, 재밌어 보여 당시 링크업 시즌1 마지막 세션을 신청했습니다.
막상 신청은 했지만, 가이드러닝이라는 걸 처음 들어봤었고, 가이드러너는 상대방의 안전을 책임지고 시각장애러너의 모든 것을 챙겨줘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약간의 다리 부상이 있어 첫 세션은 가이드러닝을 하지 않고 반환점 봉사로 참여했습니다. (그때 종호님과 매칭됐었는데, 결국 지금까지도 같이 뛰어본 적이 없네요 ㅋㅋ)

반환점에서 본 열심히 뛰는 시각장애러너와 가이드러너의 모습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고, 다음 프로그램에선 절대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여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즌2에서는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정호, 찬님이라는 소중한 인연과 함께 인터벌, 지속주, 빌드업 등 정말 다양한 달리기를 해보고 재밌게 뛸 수 있었습니다. 함께 뛰며 나누는 이야기나 서로의 발을 맞추며 운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때의 쾌감, 그리고 그곳에 있는 멋지고 재밌는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꾸준히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가이드러닝을 할 수록 방향 전환이나 장애물, 많은 사람 사이에서 대처하는 방법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더 좋은 가이드러너가 되기 위해선 내가 가이드러닝에 대해 더 잘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 승현님이 진행하는 가이드러너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가이드러닝 교육에서는 승현님이 직접 경험하신 가이드러닝에 대한 이야기와 다른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이드러너 플랫폼,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 체험 등 짧지만 많은 내용을 듣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승현님이 교육 마지막 즈음에 한 말이 저에게 크게 와닿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다른 나라처럼 시각장애러너가 집 주변에서 가이드러너를 찾고 쉽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가이드러너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웹 서비스를 만드는 거고, 제가 그 웹 사이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인턴으로 일하느라 여유가 없어 이 생각은 자연스레 가슴 한켠에 고이 간직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어보자
인턴십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인턴 후에도 계속해서 개발 감각을 유지하고 싶어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고 있었습니다. 여러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가이드러닝 교육 때 승현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그걸 지금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혼자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당시 운영진 세 분의 허락을 구했습니다.

다행히 세 분 모두 긍정적으로 답해주셨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웹 개발은 제가 할 수 있었고 서버 개발은 같이 프로젝트를 함께 했었던 두 분이 해주셔서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디자이너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디자인을 제가 하고 싶어도 워낙 미술을 못했서 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프로젝트를 시작해야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현 가이드런프로젝트 대표이신 지은님이 디자이너였습니다!

지은님도 기존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쉽게 시각장애러너가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했었지만, 개발자가 없어서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저도 이 주제로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했고 운이 좋게 팀이 꾸려지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개발에 들어가기 전, 어떤 기능이 필요할 지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각장애러너가 쉽게 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목표 말고도 기존 운영 방식에는 몇 가지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운영진의 복잡한 모임 운영 방식

가이드런 서비스가 운영되기 전부터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기존에는 카카오톡 공지로 모임이 운영되었습니다. 공지에 구글폼을 올리면 참가자들이 구글폼을 통해 참가신청을 하고 운영진은 그 정보를 엑셀로 옮겨 한 명씩 복사 붙여넣기를 하며 매칭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매칭 정보를 카카오톡에 공유하고, 모임 당일 매칭표를 인쇄해 수기로 출석을 체크하고 그 출석 정보를 다시 엑셀에 옮겨 담아 관리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소규모 인원에서는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지만,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운영진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일회성 같았던 가이드러닝
기존에는 매칭표가 나오기 전까지 누가 참여하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달리기가 끝나고 합이 잘 맞았던 가이드러너나 시각장애러너를 기억에 의존해서 다음에 신청해야 했습니다. 내가 누구와 뛰었는지, 내가 언제 뛰었는지 저장하는 공간이 없어 각각의 모임이 연속적이지 않고 일회성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 모임에 동기부여를 받기 어려울 수 있었고, 지속적인 달리기를 방해했습니다.
운영진과 참가자 모두를 위한 서비스
그래서 우리는 운영진에게는 수많은 사람이 무리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돕고, 참가자에게는 내가 누구와 언제 뛰었는지, 그리고 이번 모임에는 누가 참여하는지 히스토리를 제공해 참가자가 동기부여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또, 모임 개설을 운영진이 아닌 일반 참가자에게도 가능하도록 해, 승현님이 가이드러너 교육에서 이야기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함께 뛸 수 있는 환경을 이 서비스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루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가이드런 프로젝트 서비스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이드런 서비스는 여러 감사한 우연과 행운이 겹쳐 탄생한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더 설명하기 어렵게 느껴집니다. ㅎㅎ. 다음은 우리 서비스의 핵심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했던 노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