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러닝은 혼자가 아닌 함께 뛰는 팀 활동입니다.
이 팀의 핵심은 '신뢰'이며, 신뢰는 '안전'을 위한 철저한 준비와 소통에서 시작됩니다. 가이드러너가 시각장애러너의 눈이 되어주는 것처럼, 때로는 시각장애러너가 초보 가이드러너의 훌륭한 코치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며 안심하고 달리기 위해, 우리는 만남부터 헤어짐까지의 전 과정을 4단계로 나누어 살펴보려 합니다.
- 만나서 훈련 장소로 이동하기
- 몸풀기부터 달리기 전
- 달리기
- 정리 후 귀가하기
이번에는 만나서 달리기 전까지의 알아야 하는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만나서 훈련 장소로 이동하기
(1) 만나기
시각장애 러너가 지하철을 타고 오시는지, 택시를 타고 오시는지 등을 확인하고 동행이 필요한 경우 만날 장소를 정해 만납니다.
(2) 인사하기
가이드러너가 시각장애러너에게 다가가 “OO님 안녕하세요. 저 OO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합니다. 시각장애 러너분들이 목소리만 듣고는 누군지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는 등 각자만의 방식으로 인사합니다.
(3) 함께 걷기
함께 이동할 때는 시각장애 러너에게 팔짱을 껴도 되는지, 손을 잡아도 되는지 등 양해를 구하고 가이드 러너의 팔꿈치 윗부분을 시각장애 러너가 잡을 수 있게 합니다. 이때 가이드 러너가 한 발자국 정도 앞에 서서 길 안내를 하며 함께 이동합니다.
(4) 짐보관, 화장실 체크
짐보관을 어떻게 할지 정하고, 훈련 전 필요한 경우 화장실을 다녀옵니다. 만약 성별이 다른 경우 다른 동성의 가이드러너에게 찾아서 부탁드려야 합니다.
2. 몸풀기부터 달리기 전까지
(1) 준비운동 함께 하기
본격적인 러닝 전 같이 준비 운동을 해야겠죠. 손목 발목 돌리기와 같이 머릿속으로 그려보기 쉬운 동작들도 있지만 시각장애 러너에게 설명 하기 어려운 동작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 가이드 러너가 양해를 구하고 시각장애 러너의 몸을 터치해 동작을 알려줍니다. 동작을 알려준 이후 동작에 별명을 붙여(예를 들어 코끼리 코가 있습니다.) 약속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2) 충분히 대화하기(몸상태 체크, 끈 잡는 손 체크, 공동 목표 체크, 합의할 점 등)
매칭된 시각장애러너와 가이드러너는 달리기 전 많은 대화를 해야 서로를 알아갈 수 있고,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기 전이나 달리는 장소로 이동할 때 미리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 도움이 됩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 아픈 곳은 없는지, 어느쪽 손으로 가이드 끈을 잡는게 좋은지, 오늘 훈련을 어떤 속도로 얼마나 뛸지, 상황별로 어떻게 얘기할 지, 예를 들어 트랙에서 빠른 속도로 뛰는 거라 상세히 이야기하지 못하니 직선, 곡선 진입시 ‘직선’, ‘곡선’이라고만 간단히 얘기한다던지, 특히 주의 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위급상황엔 줄을 땡기거나, 멈춰 세울 수도 있다는 내용 등을 이야기하고 상호 간에 확인합니다.
(3) 가이드 끈 안전하게 잡기
가이드 끈(테더라고도 부릅니다)의 경우 안전을 위해 둘 중 한 사람은 끈이 쉽게 손에서 빠져나가도록 쥐거나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네 손가락에 걸어줍니다. 끈을 잡을 때 두 러너 모두 손목 안으로 끈을 넣으면 안됩니다. 한 사람의 러너가 넘어졌을 때, 넘어지는 러너 입장에서는 양손을 못 짚기 때문에 위험하고, 서있던 러너 역시 같이 넘어질 수 있습니다. 둘 다 빠져나올 수 있게 손으로 잡으면 최고겠죠.
달리기 전에 시각장애러너와 가이드러너는 최대한 많이 소통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낯을 가리더라도 먼저 말을 걸고 대화를 시도하면 더 재밌고 안전한 달리기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달릴 때 시각장애러너와 가이드러너가 지켜야 하는 약속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