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런 프로젝트

나는 어쩌다 가이드런프로젝트를 만들었을까

장지은 대표 | 운영 | 2025-08-24

단체사진_2025 동계

2024년 3월, 소속도 없이 10주간 진행했던 동계 프로그램이 끝나고 진공상태에 놓였다.

무사히 프로그램을 마쳤지만 참가자들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을거다. 하지만 정신없고 바빴다는 변명을 귀엽게 봐줄 수 있는 건 처음 한번이면 충분했다. 미숙함이 반복되면 능력의 부족이 되니까. 믿어주셨던 분들과 계속 함께할꺼라면 이젠 좀 더 준비되고 책임있는 모습으로 보답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비영리 임의단체 '가이드런프로젝트'

2024년 4월, 나는 비영리 (임의)단체를 만들었다. 이름은 가이드런프로젝트. 형체없이 프로그램 만들 때 가제로 지었던 '가이드런'에서 조금 더 명확하게 우리를 표현하고자 길이를 좀 늘려보았다.

 

단체의 정관을 만들고 단체의 목적을 정리해보았다.

가이드런프로젝트 정관 제 1장 총칙
제2조 (목적) 이 단체는 운동이라는 수단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함의 가치를 바탕으로 같이 성취를 이루어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몸소 익히고 깨달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함을 목적으로 한다.

 

당시 나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Jim Collins)'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단체를 만든 뒤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막막하던 무렵 읽게 된 책이었는데 거기서 '플라이휠 효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크고 육중한 금속 원판인 플라이 휠은 처음엔 움직이는 것 조차 큰 힘이 들 정도로 무겁지만, 계속해서 일관된 방향으로 밀게 되면 언젠가 추진력이 생겨 스스로 돌아가는 힘을 발휘하게 되고, 그 힘이 축적을 이루게 되면 언젠가 혁신을 이루어낸다는 개념이었다.

플라이휠 효과 개념도. '규율 있는 사람, 사고, 행동'을 기반으로 플라이휠이 회전하며 에너지를 '축적'하고, 이 힘이 임계점을 넘으면 '돌파'로 이어져 성장을 이룬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사실 난 이 책을 그 전에도 몇번 읽었었는데, 이번엔 새롭게 다가왔다. 그 전에 읽었을 땐 그저 그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정도였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비영리 단체로써 이제 이 이론을 실현시켜 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두근두근. 마음이 정말 설렜다.

 

짐 콜린스는 또한 이 책에서 "규율"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 설명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에겐 추상적인 회칙은 있어도, 몇 년 간 호흡을 맞춘 덕에 생긴 "느낌아니까" 식으로 진행되는 암묵적인 운영의 방식은 있어도 명확히 기재된 행동 양식이 없었다. 나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때 단체 차원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기준"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이드러너로서 시각장애러너와 함께하면서 내가 느꼈던 우리의 특수한 관계라던지, 아쉬웠던 부분 등을 고려해서 가이드런프로젝트의 가치(기준)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팀스포츠로서의 달리기(Running as one team)

나는 우리 단체가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혹은 시각장애인을 돕는 비장애인 가이드러너만을 위한 곳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연합하여 "팀으로써" 성취를 이루어 나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함께 달릴 때 분명히 각자의 역할이 부여되긴 하겠지만 그것이 역할의 경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하나의 목표를 함께 성취해나가는 팀원으로서 파트너의 존재에 감사하는 것을 첫번째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커뮤니티주도적(Community-driven)

또한 나는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하던지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비영리 단체이다 보니, 외부 지원에 의존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하지만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지원은 지원일 뿐 아무리 많은 지원이 있어도 그것을 담는 그릇이 튼튼하지 못하다면 그 모든 자원이 쉽게 낭비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때문에 미래에 쏟아질(?) 다양한 후원과 지원을 위해선 그것을 담기 위한 가이드런프로젝트의 그릇을 튼튼하게 만드는게 먼저일 것이다. 나는 어떠한 지원 없더라도 우리 커뮤니티가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먼저 갖추는 것이 그릇을 튼튼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보약도 몸이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탈이 나기 마련이니까. 몸부터 튼튼하게.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러너라면 오버페이스로 달리는 것이 완주에 있어서 얼마나 소모적인 방식인지 알 것이다. 위에서 말한 플라이휠을 돌리기 위해서는 추진력, 힘의 축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축적을 위해선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구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축적이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결정하고 행동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가치는 넓은 범위를 아우른다. 파트너를 대하는 방법부터, 프로그램 운영 방식, 외부 지원과 관련된 협의까지. 무엇을 결정하기 힘들 때 지속가능성 여부에 기준을 놓는다면 훨씬 옵션이 줄어들 것이다.

 

위의 가치, 규율은 앞으로 계속 개선을 거듭하며 더욱 뾰족하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우리의 플라이휠이 부디 '파멸의 올가미'에 빠지지 않고 축적의 힘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기를.

가이드런프로젝트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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